마블 시리즈는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많은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모든 나라에서 동일하게 반응을 얻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해외 팬들과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이 존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에서 흥행이나 관심이 부족했지만,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와 서사, 상징성 측면에서 명작으로 평가되는 마블 영화 및 OTT 콘텐츠를 중심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완다비전> – 감정 서사와 장르 실험의 대표작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마블 최초의 OTT 시리즈 ‘완다비전’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MCU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OTT 이용률 문제, 서사의 낯섦, 복잡한 전개 방식으로 인해 초반 반응이 다소 미지근했습니다.
완다비전은 1950년대 시트콤 스타일로 시작해 점점 현실과 허상이 섞이는 구조로 전개됩니다. 이는 한국 관객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형식이었고,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완다의 슬픔, 상실, 자기 정체성 회복이라는 감정 서사를 중심에 두며, MCU의 상업성과는 다른 정서적 깊이를 담아냈습니다.
특히 미국 평단은 “마블이 처음으로 트라우마를 직면했다”는 평가를 내렸고, 에미상 후보에도 오르는 등 예술성도 인정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에서도 “재관람해야 진가를 느낄 수 있다”는 후기들이 쌓이며 후일평가가 상승한 대표적인 콘텐츠입니다.
2. <이터널스> – 서사적 야심은 컸지만 국내 반응은 저조
2021년 개봉한 ‘이터널스’는 MCU 최초로 아카데미 수상 감독(클로이 자오)이 연출을 맡고,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지닌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주목받은 작품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흥행이 부진했고, “지루하다”, “이야기가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습니다.
이 작품은 히어로물이라기보다는 고대 신화와 철학적 질문을 다룬 작품에 가깝습니다. 인간과 신의 관계, 존재의 이유, 정체성과 운명 같은 무거운 주제를 던지며, 기존 마블 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진중함을 시도했습니다.
특히 시각적으로는 초광각 로케이션 촬영, 빛의 활용, 조용한 음악 등이 돋보였지만, 한국 관객에게는 “답답하고 느리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MCU를 예술 영화로 끌어올린 첫 시도”, “이해는 어렵지만 깊은 여운이 남는다”는 반응이 많았고, 특정 팬덤 사이에서는 가장 철학적인 마블 영화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국내에서도 “다시 보면 완성도가 보인다”는 재평가가 늘어나고 있는 작품입니다.
3. <로키> – 세계관 확장과 멀티버스 개념의 중심 콘텐츠
OTT 콘텐츠인 ‘로키’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훨씬 큰 반응을 얻은 대표적인 시리즈입니다. 멀티버스 개념을 본격적으로 다루며 MCU 페이즈 4의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콘텐츠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OTT 진입 장벽과 복잡한 설정으로 인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로키’는 단순한 빌런이었던 로키 캐릭터가 자아를 되돌아보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며, 정체성, 운명, 자유의지라는 심오한 주제를 깊이 있게 풀어냅니다.
특히 TVA라는 개념과 시간의 흐름을 통제하는 조직, 그리고 ‘한 명의 진정한 시간선’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철학적 플롯은 기존 마블 서사와는 전혀 다른 방향을 보여주며, 미국 팬들 사이에선 “MCU 최고의 스핀오프”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이해가 어렵다", "다크 하고 템포가 느리다"는 평가가 주류였지만, 시즌 2까지 공개된 지금, ‘로키’는 MCU의 전체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필수 콘텐츠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점점 더 많은 팬들이 ‘로키’를 정주행 하며 “이게 마블의 핵심이었다”는 후기를 남기고 있습니다.
결론: 시간 지나 알게 되는 마블의 명작들
마블 콘텐츠는 대중성과 오락성이 강한 만큼, 개봉 초반의 반응에 따라 ‘성공’ 혹은 ‘실패’가 너무 빨리 결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완다비전’, ‘이터널스’, ‘로키’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진가가 드러나는 작품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이들 작품은 한국에서의 흥행이나 초기 반응은 낮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높은 평가와 지속적인 팬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천천히 정주행하며 다시 보면, ‘왜 이 작품이 명작으로 평가받는지’ 스스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대중적 흥행과 작품성은 항상 일치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놓쳤던 마블의 진짜 명작이 바로 이들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